지난 번 감각 전이 워크숍에 이어서, 시각에 대한 두 번째 워크숍 프로그램을 진행했다.우리는 빛이 있어야만 사물을 볼 수 있고, 빛에 의해 사물의 색도 나타나고, 굴곡도 보이고, 형태도 보이고, 질감도 보이고,암튼 저것이 무엇이구나! 하고 인식하는데, 빛의 굴절율에 따른 색에 대한 부분은 뒤로 하고, 이번에는 빛과 그림자라고 하는 두 가지 요소로 워크숍을 진행해봤다.대상에 언어가 붙기 전에 빛과 그림자로 형성된 대상의 모양을 쫓아가보는 것.실제 물건을 보면서 해보면 더 좋겠지만, 어려울 것 같아서(빛에 따라 그림자가 계속 변하기 때문이다) 전날 흑백 사진 중에서 가능하면 인물 사진을 준비하라고 안내를 했다.평소에 좋아하는 사진들을 각자 골라왔는데, 어라랏,,, 임씨와 은양의 사진이 조금 다르다.인물보다 배경이 더 많네.ㅎ인물 사진이라는 범위가 서로 달랐는가보다.각자 준비한 사진을 한 참 동안 보고, 찬찬히 그림자만 보고 따라그려봅시다 라고 했는데, 은양이 그림자가 안보인단다. ㅎ읭?! 저 옷의 주름들 다 그림자인데,,,그래서 그럼 그냥 어두운 부분을 그려보라고 했더니 조금씩 연필로 스케치를 하는데, 좀처럼 편안한 얼굴은 아니다.우씨와 임씨는 빠르게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근데 너무 잘 그린다.그림자만 보면서 그리는 거 맞나? 하고 조용히 의심이 일었다. ㅎ미술을 배운 사람들은 긋는 선부터가 다르고, 특히나 입시미술은 거의 공식을 배우는거라,, 순식간에 그 공식이 작동한다.비율을 맞추고, 눈은 어느 지점, 코는 어느 지점... 그림자만 보고 그리다보면 그림자 부분이 계속 연결되어서 하나의 생물처럼 보이게 된다.눈을 그려야지 하면 눈이라는 기표를 그리게 되기 쉬운데, 그림자를 쫓다보면 이렇게 생겼었어? 하고 놀라는 지점이 발견되는 것. 그림자만 그리다보면 6살 어린이가 노인처럼 보이게 된다 ㅎ 필립 퍼키스 사진의 분위기가 제법 나오는 정씨의 그림 대상을 다른 시각으로, 구체적으로 바라보는 경험을 했던 워크숍그러나 그런 목적성에도 항상 방해가 되는 것은 기존의 자기 상식이다.다음 번은 다른 워크숍으로 감각을 깨워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