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blog.naver.com/ziium_/222778720464 맨발 산책 워크숍신발을 만들고 있는 무이에서 새 신발 제작을 위해 맨발 걷기를 했다는 얘기를 듣고, 종종 뒷산에서 맨발로 걷고는 했었다.신발에 양말에 꽁꽁 싸매져있던 맨발을 노출하고 흙길을 밟아보면, 별거 아닌 그 정도의 행위로도 상당한 해방감을 맛보게 된다.혼자서 가끔씩 맨발로 걷다가, 이음동 친구들 다같이 맨발 산행을 해보기로 했다.장소는 월악산 하늘재.신라시대 때부터 있던 아주 오래된 옛길이다.흙길 양쪽으로 나무가 우거져서 집중하기 좋은 길이었다.출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조금 걱정도 되었는데, 역시나 그런 걱정은 쓸데 없는 것으로,우비 챙겨입고 우산들고 오히려 빗물에 더욱 촉촉해진 흙길을 걷기 시작했다.왕복 4 km 의 길인데 올라갈 때만 맨발로 걷기로 하고 내려올 때는 신발을 신고 내려오기로 했다.그래도 2 km 정도도 맨발로 걷기에는 짧지 않은 길이다.차에서 내려 맨발로 땅을 디디자 6월인데도 발이 무척 시려웠다.축축하게 젖은 길을 맨발로 내딛을 때에 처음에는 마음의 저항을 일어난다.흙탕물에, 젖은 낙엽에, 작은 모래들에, 신발을 신고 걸을 때에는 아무런 부담이 되지 않던 작은 것들이 부담처럼 생각되기 때문이다.그래도 마음먹고 월악산까지 왔는데, 내딛어버렷! 하고 한 발씩 한 발씩 걷다보면작은 모래들이 생각보다 아프다는 것과 그래서 더욱 빗물에 젖은 흙길과 낙엽이 무척 부드럽다는 것, 중간중간 만나게 되는 큰 바윗돌들이 얼마나 고마운지 알게된다. ㅎ한 발 한 발 내딛는 걸음걸음이 얼마나 신중해지는지, 절로 발 감각과 몸 전체의 감각, 그리고 걸음걸음마다 아픈 곳은 피하고 싶은 순간순간의 생각들을 마주하게 된다.몸의 변화와 생각의 변화에 절로 집중되는 말 그대로 명상길이다.맨발 걷기를 하고 나서 알게 되는 것은 내가 얼마나 평소에 대충 걷는지를 알게 된다.걷기는 걷는데, 핸드폰 보며 걷거나 딴 생각하며 걷거나,, 걸음걸음은 거칠고 투박하게 내딛기 일쑤다.몸따로 생각따로. 평소의 나의 걸음이라는 것이 바로 이런 것.맨발 걷기로 발바닥 감각이 깨어나면서 온 몸의 감각도 깨어났는지 배가 엄청나게 고파졌다.오랜만에 듣는 꼬르륵 소리.발을 닦고 신발을 신으니 신발은 또 얼마나 포근한지. ㅎㅎ발에 남은 열감을 느끼면서 충주에서 어탕을 먹고 서울로 돌아왔다.다음엔 북한산 언저리에서 맨발 산책을 해보는 것으로!